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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알파고 세대' 코흘리개, 코딩 배운다는데..

관리자 | 2016-03-22 | 조회수 : 7613

지난 10일 오후 2시 경기도 화성의 한 유치원. 어린이 20명이 책상 앞에 앉아 태블릿 PC를 만지작거렸다. 태블릿PC 화면엔 '위로 이동' '오른쪽으로 이동' 같은 이동 명령어 블록과 이런 명령어를 실행한 결과를 보여주는 창이 떠 있었다. 교사 박모(26)씨가 "올챙이 캐릭터가 오른쪽 끝으로 움직이도록 명령어를 조합해보자"고 하자, 아이들이 화면에서 손가락을 움직여 명령어들을 이리저리 늘어놓기 시작했다. 얼마 뒤 곳곳에서 "올챙이가 안 움직여요" "성공했어요" 하는 외침이 들렸다. 박씨는 아이들에게 "여러분이 방금 배운 게 '코딩(coding)' 기술"이라고 했다.

교육 현장에 '코딩'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코딩은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짜는 작업을 말한다.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국을 벌인 인공지능 알파고를 비롯해 컴퓨터,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각종 소프트웨어가 이 코딩을 통해 만들어진다.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크게 성공하면서 코딩은 디지털 시대의 필수 언어로까지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년 전부터 이공계 출신들이 취업·창업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코딩 교육에 불이 붙었다. 취업 포털 '사람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125곳 중 78곳(62.4%)이 '이공계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문·사회 계열 대학생들도 코딩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장모(25)씨는 작년부터 인터넷 강의로 코딩을 독학하고 있다. 장씨는 "'상경계 졸업증'만으론 취업이 어려워 이공계 학생들처럼 코딩을 익힐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학들도 앞다퉈 코딩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고려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국민대 등은 코딩을 필수 교양 과목으로 지정해 전공에 상관없이 전교생이 수강하도록 했다. 서울대생이 만든 한 코딩 동아리는 지난해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했는데, 300명 정원에 38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정부가 2018년부터 초·중학교 교육과정에서도 코딩을 가르치기로 하면서 코딩 사교육 붐도 일고 있다. 서강대와 서울 마포구청이 지난 2월 말 초등학교 3~6학년생을 대상으로 연 코딩 교육 캠프엔 40명 정원에 100여명이 지원했다. 사무용 오피스 프로그램을 주로 가르치던 컴퓨터 학원들도 청소년용 코딩반(班)을 개설하고 있다. 한 컴퓨터 학원 관계자는 "작년부터 코딩 수업을 듣는 청소년이 늘기 시작해 지금은 수강생의 30% 정도가 초·중학생"이라며 "학부모들의 요청이 많아 코딩반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딩을 가르치는 유치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어린이집 원장 박모(55)씨는 "코딩 교육을 시범 실시하는 초등학교가 있어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작년부터 6~7세 원생에게 일주일에 두 차례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이달 새로 문을 연 서울 서초구의 한 유치원은 아예 '코딩 전문 유치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원생을 모집했다. 한 번에 30분씩 일주일에 네 번 코딩 수업을 한다는 이 유치원은 한 달 수업료가 140만원이나 되지만 정원 30명이 꽉 찼다고 한다. 한 학부모는 "코딩이 정규 교과목이 된다니 조금이라도 일찍 배우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유현창 고려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코딩 공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지나친 선행학습은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했다.

☞코딩(Coding)

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스마트폰, 자동차, 의료기기, 우주산업 등의 분야에 널리 쓰이는 기술이다. 코딩을 하면 논리력과 창의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영국·이스라엘 등에선 초·중·고교 정규 수업에서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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