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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배고픈 거리 위에서…가출 청소년들이 갈 곳은?

관리자 | 2016-01-21 | 조회수 : 7375

[JTBC] 입력 2016-01-21 09:26


[앵커]

가출 청소년들, 요즘 이 한파가 더 시립니다. 범죄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곳곳의 주변 환경들, 오늘(21일) 밀착카메라로 담았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신림동. 매주 월요일 저녁, 이곳에 조금 특별한 식당이 열립니다.

제 뒤에 있는 이 천막은 청소년을 위한 심야식당입니다.

가출 청소년을 비롯해 청소년이면 누구나 이곳에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안쪽은 어떤지 들어가 보겠습니다.

간이 식탁이 마련된 천막 안에서는 도시락 준비가 한창입니다.

곧이어 중고등학생들이 하나둘씩 찾아옵니다.

[청소년 심야식당 이용학생/19세 : 지나갈 때 보이면 와요. 밥 먹을 때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요.]

이 가운데는 가출 청소년도 있습니다.

[심야식당 이용학생/15세 : 집이 없어요. (여기 안 온 날은 어디서 밥 먹어요?) 안 먹어요.]

가정 폭력을 피해 집을 나왔다고 말합니다.

[가출 청소년/21세 : 뭐 그냥 똑같아요. (할아버지가) 머리끄덩이를 먼저 잡고 일으킨 다음에 귀싸대기 때리고요.]

가출 청소년끼리 함께 지내는 일명 '가출팸'도 단골손님입니다.

[가출 청소년/21세 : (쉼터에서 지내요?) 아뇨? 자취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 3~4명 (같이 지내요.)]

도시락을 주지만 상담을 강요하진 않습니다.

[신동진 이사/청소년 심야식당 : 최대한 기다려준다, 아이들에게 뭔가 요구하지 않고요. 늘 왔을 때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스스로 변화하기를 기다리는 곳입니다.]

자정이 되자, 준비한 70개 도시락 대부분이 없어졌습니다.

같은 시각, 신림동 24시간 햄버거 가게에 청소년들이 모여있습니다.

[종업원/햄버거 가게 : 그런 (가출 청소년) 애들만 자주 오니깐 그것 때문에 2층은 마감을 해요.]

돈이 없는 아이들은 PC방으로 모입니다.

[가출 청소년/19세 : 돈 없어서 PC방에서 자요.]

이마저도 밤 10시 넘어 미성년자들은 출입을 들킬까 도망치거나,

[있어? 있어?]

숨기 바쁩니다.

[잡히면 안 돼요.]

그나마 돈이 있는 아이들은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들이 빼곡하게 앉아있는 노래방 안에는 담배 연기가 자욱합니다.

이 가운데 '가출팸'을 따라가 봤습니다.

신림동 지하 방으로 안내합니다.

가출 청소년들이 함께 지낸다는 공간입니다. 현관에서부터 담배 냄새가 심하게 나는데요. 입구에서부터 주변을 살펴보면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보입니다.

7평형 남짓한 공간에서 4명이 함께 지낸다고 합니다.

이불밖에 없는 좁은 방에서 아이들은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립니다.

이같은 가출팸은 스마트폰 앱을 비롯해 온라인상으로도 만들어집니다.

취재진은 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앱에 17살 여성으로 가입해봤습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한 지 이제 막 10분이 됐는데요. 쪽지는 20개 가까이 왔고, 내용을 보니 대부분은 조건 만남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온라인 카페에 가출팸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더니, 1분 만에 댓글이 달립니다.

이 남성을 만나봤습니다.

[가출 청소년/19세 : 저는 19살. 저까지 (차에) 다섯 명 있어요. 그냥 편하게 있으면 돼.]

그러면서 다른 아이들은 '조건 만남'을 한다고 말해줍니다.

[가출 청소년/19세 : 30분에 15(만원). 솔직히 당일로 받는 게 낫지, 월급보다. 처음에는 안 뛴다고 하다가 자기들이 뛰던데.]

이후 취재진을 눈치채고 금세 달아나 버립니다.

이후 여러 차례 연결을 시도해봤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이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 중입니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단기 청소년 쉼터입니다. 만 9세부터 24세까지 지낼 수 있는데요. 옆에 보시면 아이들이 TV를 시청할 수 있는 거실이 있습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많은 방이 나오는데요, 이곳에서 아이들이 잠을 잔다고 합니다.

쉼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노래방.

각종 수업도 들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 온 20여 명의 아이들은 저마다 사연이 있습니다.

[쉼터 학생/20세 : (이혼한) 아빠를 만났다가 그게 걸려서 나가서 지내라고 해서 나왔는데, 며칠 뒤에 가보니깐 엄마가 이미 이사를 가버리고 (없더라고요.)]

그나마 쉼터를 통해서 얻게 된 것이 많다고 말합니다.

[쉼터 학생/20세 : 제가 등본상에서 없는 것처럼 돼 있어서 등본 다시 찾고 주민등록증도 새로 만들고, 되게 좋았어요.]

이 같은 청소년 쉼터는 전국 119개, 수용인원은 1250명에 그칩니다.

이동형 쉼터도 늘고 있지만, 전국에 10개뿐입니다.

청소년 쉼터에 대한 편견도 걸림돌입니다.

[이미자 소장/금천청소년쉼터 : 가출 청소년들이 모이는 장소는 도둑질하고 나쁜 짓 하는 애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런 인식을 조금 해소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심야식당이 차려졌던 곳입니다. 이제 6일이 지나야 또다시 열리게 되는데요.

영하 10도인 지금은 전국 20만 명의 가출 청소년들이 어디에서 먹을 것과 잘 곳을 찾아 헤매고 있을까요?



http://news.jtbc.joins.com/html/026/NB11156026.html

안지현 /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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