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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인성은 몇 점짜리니?

관리자 | 2015-06-04 | 조회수 : 7122
ㆍ인성교육 경험자들 ‘한숨과 질타’

이달 초 서울대에서 철학 교양수업과 통계학과 전공수업에서 집단커닝 사건이 발생해 학생들의 인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서울대는 재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삶과 인간을 주제로 한 교양 과목을 늘리기로 했다. 서울대는 최근 교수 6명으로 구성된 ‘신입생 필독서 선정위원회’를 발족했다. 서울대 신입생은 내년부터 전공에 상관없이 학교가 지정한 책 2~3권을 읽고 서평을 제출해야 한다.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일들이다.

사고가 터지면 ‘인성’을 탓하고 인성교육에서 해법을 찾는 일은 중·고등학교를 지나도 반복된다. 급하게 마련된 인성교육은 ‘인성을 제대로 기를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것들이 많다. 인성교육 붐은 정작 인간성의 상실을 초래하는 구조적 문제를 개인 탓으로 돌린다는 비판이 크다. 인성교육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당사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대입 수시전형에서 논술시험을 치르고 있는 수험생들. 정부는 인성의 대입 반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강윤중 기자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난 직장인 구현진씨(34)는 ‘서울대는 널 버려도, 서울역은 널 받아주겠지’ ‘네 성적에 잠이 오냐’ 등 독설이 담긴 공책을 들었다놨다 했다.

“초등학교 5학년 조카가 이런 문구가 담긴 노트를 좋아한다. 자극받고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한때 ‘10분만 더 공부하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다’는 등 비교육적 급훈 논란이 있었는데, 이제는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급훈으로 누가 정해주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성적지상주의 가치관을 흡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씨는 “집단커닝한 서울대생들이나 내 조카나 마찬가지”라며 “조카는 늘 성적 때문에 불안해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책 몇 권 읽힌다고 인성이 바로 서겠느냐”고 물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석자은씨(23)는 “대학 구조조정과 같은 정책이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내 과가 없어지면 어떡하지’란 생각과 ‘세상에 쓸모있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을 당연하게 여겨 오히려 약자를 멸시하고 강자의 편을 드는 심리를 만든다”고 말했다. 

인성교육이 대학 입학과 연관되면서 스트레스만 높이고 도덕성을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있다. 중학생 성효정양(15)은 “설문조사 형식의 인성교육에는 별 감흥이 없다. 주입식 교육에 하나 더 얹어진 기분이지만, 대학 입학과 연계된다고 하니 스트레스만 받는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정현씨(가명·23)는 “기업에서 인성 관련 질문을 늘리면 이를 대비하는 스터디가 생긴다. 인성도 모범답안을 만든다”고 말했다.

인성교육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을 보다 수동적인 존재로 몰아넣는다는 지적도 있다. 초등교사 박선희씨(30·가명)는 “학생들은 토론시켜보면 ‘잔혹동시’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학원 가기 싫은 마음을 표현했다’고 이해하고, ‘엄마를 잔혹하게 묘사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어른들은 ‘패륜’으로 몰아붙이고 과민반응한다”며 “불만을 표현하고 반항하는 것은 반인성적인 것으로 보고, 오직 말을 잘 듣고 숨기는 것만 인성이라고 표현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5152229255&code=9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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